전기공사업법 개정해서 적정 보유인원 법제화하라!
한국전력 송배전 예산 확대하고 노동자·시민안전 지켜내라!

한국전력은 배전협력업체 입찰 관련 팀이 구성됐고, 4~5월 실무가 마무리되면 6월경 확정이 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 협력업체가 선정됨에 따라 올해말 전기 노동자들은 협력업체를 상대로 임단협을 맺는다. 이같은 과정은 2년을 주기로 반복된다.
한국전력-배전협력업체-전기 노동자로 이어지는 구조에서 건설노조는 한국전력을 상대로 배전예산을 확대하고 협력업체가 적정 보유인원을 고용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크게 보면 ▶전기 공사업법 개정 ▶한전 송배전 예산 확대 ▶직접활선 폐지 등으로, 구체적으로는 ▷한국전력 국가 자격증 제도화 ▷한국전력 의무 고용 인원 법제화 ▷추정도급액에 따른 보유인원 확대 등을 요구하고 있다.

한국전력 면담투쟁 전국적 전개...국가인권위 진정 1차 조사 등 진행
4월 전기 간부 노숙, 5월 전체 전기 조합원 대한전투쟁, 7~8월 건설노조 총파업 등 예고
3월 19일에는 건설노조 석원희 부위원장(전기분과위원장)과 김인호 경기도전기원지부장, 현석호 정책기획실장이 한국전력 관계자와 면담을 가졌다. 건설노조는 요구안을 전달하고 답변서를 요구한 상태다.
3월 25일에는 국가인권위원회에서 1차 사전조사가 벌어졌다. 건설노조는 전기 노동자들의 산업안전을 도외시하고 관련 법제도 정비에 나서지 않는 고용노동부, 산업통상부 등이 적극 나설 것을 촉구하도록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을 한 바 있다. 이번 조사는 그에 따른 것이다. 이 자리에는 석원희 분과위원장과 박종국 노동안전국장 그리고 산업재해로 양팔을 잃은 전기원 조합원이 함께했다.
건설노조 각 지역별 한국전력 본부/ 지사를 상대로 면담투쟁도 전개하고 있다. 건설노조 대전충북-충남지역본부가 한전 대전충남본부에서 3월 20일, 전북지역본부가 한전 전북본부에서 3월 25일, 광주전남지역본부가 한전 광주전남사업본부에서 3월 25일 면담을 갖는 등 전국적으로 대한전투쟁을 함께하고 있다.
건설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 및 전기분과위원회 대표자회의를 통해 한전이 수긍할 만한 대답을 내놓지 않으면 대한전투쟁을 벌일 것을 결의했다. 4월 중 서울 삼성동 한전 본사 일대에서 확대간부를 중심으로 노숙농성에 돌입하고, 5월에는 같은 장소에서 전기원 전 조합원이 모여 대한전투쟁을 벌일 계획이다. 또한 건설노조가 7~8월중 총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이 일정에 맞춰 전체 조합원이 총력투쟁에 나선다는 결의를 다지고 있다.

건설노조 전북지역본부, 한국전력 전북본부 면담 투쟁








전순옥 의원 발의한 전기공사업법, 업계의 거센반발에 부딪혀...

등록인원 2726명 중 사라진 997명...언제까지 10명 일을 4명이 해야 하나...
전순옥 의원은 2014년 1월 29일 전기공사업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한국전력 협력업체들이 의무적으로 전기 노동자를 일정 수 이상으로 갖출 것을 골자고 한다. 이를 위반할 경우 시정명령 또는500만원 이하의 벌금을 부과토록 하고 있다.
2012년 한국전력 배전공사 협력회사 업무처리기준에 따르면 고압협력회사는 35억 초과 45억 이하 규모의 도급공사일 경우 무정전전공 4명 배전전공 6명 등 총 10명, 45억 초과시 무정전전공 4명 배전전공 7명 등 11명을 확보해야 한다. 문제는 이 규정은 그야말로 ‘업무처리기준’이라는 것. 지키지 않아도 별다른 제재가 없고, 기준보다 3~4명 빠지는 것은 예삿일이 되고 있다. 건설노조는 이 인원을 법적으로 정립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다. 법으로 설정해서 적정 보유인원을 강제하라는 것.
그런데 법안 개정안이 발의되자마자, 난항에 부딪혔다.
전기공사업계에서 거세게 반발하고 나선 것이다.
2014년 2월 13일 전기신문 1면 보도에 따르면 이 개정안을 두고 업계 관계자는 “(개정안이 통과되면) 현장의 안전사고를 예방하고 전문기능 인력들의 고용 안정을 보장한다는 기본 취지와 달리 해당 지역 전공들이 카르텔을 구성, 몸값을 과다하게 부풀리는 등 사업자에게 무리한 요구를 하는 방편으로 악용될 소지가 크다” 며 “전기공사업계의 기반을 무너뜨리고 산업을 말살하는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지 못하도록 강력한 대응에 나설 것” 이라고 말했다. 또한 "현재 보유하고 있는 전기공사기술자 외에 별도의 전문시공 기능인력을 추가적으로 확보해야 하기 때문에 공사원가가 상승하는 것은 물론이고 업계의 부담도 가중될 것"이라고 불만을 토로했다.
반면 건설노조 전기원지부(전기분과)에서 조사한 실태를 보면 전국적으로 총 2726명이 한국전력에 등록된 배전단가업체 보유인원이지만 이 중 997명이 누락돼 실제 현장에서 일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한 배전업체에서는 등록 보유인원 전체가 현장에서 일하지 않는 허위로 드러났다. 주지하다시피 이런 ‘악덕 관행’은 전기 노동자들의 생존권과 직결돼 죽음의 행렬을 부르고 있다. 이를테면 10명이 해야 할 일을 4명이 하는게 보통이 됐는데, 당연히 전기 노동자들은 시간적 압박에 시달리게 된다. 2만2천9백볼트라는 안 그래도 초긴장의 고위험 작업인데, 중노동에 빠져 안전은 손아귀 모래알처럼 빠져나가고 있다.
실제 전기안전공사가 밝힌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2012년까지 10년동안 송배전선로 공사에서 총 617명이 감전 재해를 입었다. 이중 104명이 목숨을 잃었다. 6번 사고 중 1명은 사망에 이른다는 것으로 사고 한번 나면 목숨을 잃을 위험성이 대한민국 어떤 산업보다 높다는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