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0년 동안 617명 사상자 발생!
한국전력공사 하청 비정규 전기원 노동자
산재참사 국가인권위윈회 진정 기자회견

건설노조가 3월 13일 국가인권위원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가인권위원회가 나서 ‘산업통상자원부, 한국전력공사, 고용노동부의 종합적인 전기원 안전대책 수립’을 권고할 것을 촉구했다.

한국전기안전공사 송배전선로 감전사고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03년부터 10년간 617명이 재해를 입었다. 특히 건설노조가 2012년 자체 실태조사를 벌인 결과, 사고를 당한 전기 노동자 10명 중 6명(57.94%)은 고무 절연장갑만 낀채 2만2천9백볼트의 살아있는 전기를 다루다가 재해를 입었다. 이를 ‘직접활선공법’이라 한다. 일본이나 미국 등지에서는 전기 노동자들의 안전을 위해 위와 같은 ‘직접활선공법’은 하지 않는 등 관계 당국이 다양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반면 한국의 전기 노동자들 역시 안전한 현장을 지속적으로 주장해오고 있으나 한국전력이나 관계 당국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안전하지 않은 현장에서 전기 노동자들의 재해가 속출하고 있다. 재해 수치는 일반 건설업보다 3배 더 높은 것으로 드러나고 있다.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전문 기능인력도 전기 현장은 무섭다. 일을 할수록 무섭다. 그래서 전기원들은 “전기안전은 인권이요, 생존권!”이라고 외치고 있다.

"한전은 전기원이 죽어나가는데도 직접활선공법을 저비용 고효율 명분 아래 추진하고 있다. 노동조합이 나서서 '문제 있다'고 제기하고 단결투쟁에 나서야 할 것이다." 이번 기자회견은 건설노조 이정훈 교육선전실장의 사회로 진행됐다.

건설노조 이용대 위원장은 인사말을 통해 "국가인권위원회가 대한민국 국민의 인권을 이야기한다면, 매년 수십건의 팔다리 잘려나가는 위험천만한 작업 재해에 대해 대한민국 정부에 즉시 권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0년 배전현장에서 일해 오면서 다치고 죽는 동료들을 수없이 봐왔다."며 운을 뗀 건설노조 석원희 부위원장(전기분과위원장)은 "수많은 재해에 대해 한전은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직접활선이라는게 어느정도 위험한지 일반 시민들은 상상도 못할 정도다. 한전 역시 직접활선 시도 전, 외국출장에서 위험천만함을 감지하고 온 것으로 알고 있다. 일본의 경우 '정전이 제로화하려면 사고율도 제로화해야 한다'고 정책을 펴고 있다. 옳다. 인명을 중시한다면 사고를 제로화 해야 한다."고 지적하고 "인권위가 제대로 역할을 해 줄 때만이 노동자 생명이 담보된다."고 밝혔다.

노동환경연구소 윤간우 박사는 "수많은 사고들은 미리 예방이 가능한게 많았다. 이제껏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왔는데, 기번 기회를 통해 절박한 노동자의 안전 그리고 건강 역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자회견장에는 감전사고로 양팔을 잃은 전기원 조합원도 함께 했다. 사고 조합원은 "사고 당시 전기를 살려놓고 작업을 하는 무정전 활선 작업을 했다. 그런데 감독관도 없었고, 하물며 현장대리인도 없었다. 전기원은 파리목숨이 아니다. 사람 목숨을 좌지우지 하는 직접활선은 사라져야 한다."고 밝혔다.

기자회견은 강원전기원지부 엄인수 지부장이 기자회견문을 낭독하며 "국가인권위가 산업자원통상부 및 한국전력공사, 고용노동부에 전기원 노동자들의 종합적인 안전대책 수립을 권고 해야 할 것"을 거듭 촉구하며 마무리 됐다. 또한 기자회견 후 국가인권위원회에 진정서를 제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