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체불은 범죄행위이다!
임금체불건설사에게 면죄부 부여할 임금지급보증제도 반대한다!

현재 고용노동부와 국토해양부는 건설노동자의 임금보호 수단으로 건설근로자 임금지급보증제도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다. 정부가 밝힌 건설근로자 임금지급보증제도는 건설근로자를 고용한 원수급자와 하수급자에게 의무적으로 보증기관으로부터 임금지급을 보증하는 보증서를 발급받도록 하고, 해당공사에서 임금체불이 생기면 근로자가 보증기관으로부터 즉시 보증금을 받을 수 있게 하는 제도이다. 이에 대하여 200만 건설노동자를 대표하는 노동조합단체인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이하 건설산업연맹)은 정부가 추진 중인 건설근로자 임금지급보증제도에 대하여 심각한 문제의식을 가지기에 다음과 같은 입장을 밝히고자 한다.

체불임금 전액지급보증 없는 임금지급보증제도는 허울에 불과하다! 체불건설사에게 면죄부만 부여하는 제도로 전락할 것이다!

정부의 건설근로자 임금지급보증제도는 매년 수천억씩 임금체불을 하는 악덕 건설업체들에게 면죄부만 부여하는 제도로 전락할 것이다. 건설근로자의 임금과 공사대금 관련 주무부처인 고용노동부와 국토해양부는 대한건설협회와 대한전문건설협회 등 사업주단체들과 협의를 통해 체불임금 전액이 아닌 두 달 체불임금 300만원 상한(매월 150만원 상한)만 보증하는 임금지급보증제도를 도입하기로 한 것이 밝혀졌다.

건설노동자는 매년 수천억에 달하는 임금체불뿐 아니라 건설현장에 만연된 유보임금(임금늑장지급)으로 현장에 첫 출근후 2~3달 뒤에 임금을 지급받아 극심한 생활불안에 시달리고 있다. 건설현장의 유보임금이 근절되지 않은 상황에서 지급되지 않은 임금은 2~3달이 지나서야 체불임금으로 되어 건설노동자 1인당 400~500만원 이상의 체불임금이 발생하고 있는 게 현실이다.

또한 임금체불이 발생하여 고용노동부에 진정을 해봐도 근로감독관들은 건설경기침체와 건설사경영위기를 명분으로 체불임금이 70% 수준에서 합의를 종용하고 있는 게 다반사이고, 합의를 거부하여 검찰에 기소가 되어도 체불업체는 벌금 정도의 솜방망이 처벌만 받는 상황이다.

이런 상황에서 2달 300만원 상한의 임금지급보증제도가 만들어지면 어떻게 될 것인가? 우리나라 건설사들 대부분은 건설공사의 품질과 건설노동자의 안전 및 처우에는 아무런 관심이 없고 돈벌이에만 혈안이 되어 있다. 당연히 우리나라의 건설사들은 임금지급보증제도를 악용하여 체불임금은 보증기관에서 받으면 되지 하면서 임금체불을 남발할 가능성이 높다. 또한 수많은 노동사건으로 격무(?)에 시달리는 근로감독관들은 건설현장 체불임금 사건을 임금지급보증제도를 명분으로 합의나 취하 방식으로 조속히 해결할 것이다.

이 때문에 수많은 건설노동자들은 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임금지급보증제도가 체불임금에 대한 전액지급보증제도가 아닌 이상 악덕한 체불건설사들에게 면죄부만 부여할 것이므로 임금지급보증제도 법제화에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유보임금 근절하는 재직근로자 체불임금 지연이자제를 도입하라! 모든 건설노동자에게 체당금제도를 적용하라!

정부는 2011년 8월 26일에 건설근로자 임금보호강화방안을 발표하여 퇴직근로자에 한하여 체불임금과 체불금액의 연 20% 이자를 가산하여 지급하는 체불임금 지연이자제를 재직근로자에게도 확대하겠다고 하였다. 그런데 이에 대한 진척이 전혀 이뤄지지 않고 있다. 현재 정부가 체불 및 유보임금 예방을 위해 노무비 구분관리 및 지급확인제 법제화를 추진하고 있으나 재직근로자 체불임금 지연이자제를 도입하지 않고서는 많은 한계를 가질 수밖에 없다. 즉시 건설현장 체불 및 유보임금 근절의 강력한 수단인 재직근로자 체불임금 지연이자제를 법제화하여야 할 것이다.

현재 체당금제도가 시행되어 건설사가 부도나거나 도산사실인정을 받은 경우에는 해당 건설사 소속 근로자에 대하여 최종 3개월분 체불임금에 대하여 연령에 따른 월정상한액을 지급하고 있다. 그러나 건설업체가 아닌 소위 십장(오야지/팀장)과 근로계약을 맺은 건설노동자들은 체당금 제도의 적용을 받지 못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공공공사에 한정된 임금지급보증제도를 도입하기에 앞서 체당금 제도를 개선하여 십장과 근로계약을 맺어 일할 수밖에 없는 건설노동자의 체불임금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적으로 추진되어야 할 것이다.


2012년 10월 11일
민주노총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