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보일배를 하다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로 연행됐다 대법원에서 무죄판결을 받은 건설산업연맹 전현직 간부들이 국가로부터 보상을 받게 됐다.

9일 연맹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최근 연맹 전현직 간부 8명이 국가를 상대로 제기한 형사보상 청구소송에서 "8명 개인에게 80여만원씩을 지급하라"고 결정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해당 사건기록에 나타난 구금의 종류와 기간의 장단, 구금기간 중에 입은 재산상의 손실과 얻을 수 있었던 이익의 상실 또는 정신상의 고통과 신체손상 등을 고려하면 1인당 22만7천2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고 밝혔다.

법원은 또 청구인들의 공판기일 출석횟수와 출석을 위한 여행일수·교통수단·변호인이 수행한 직무내용 등을 종합해 1인당 재판에 소요된 비용에 대한 보상으로 각각 51만9천523원에서 62만4천523원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보상금은 74만6천723원에서 85만1천723원으로 결정됐다.

울산건설플랜트노조(현 플랜트건설노조 울산지부)와 연맹 조합원 600여명은 지난 2005년 대학로 마로니에공원에서 청와대로 삼보일배를 진행하다 전원 연행됐다. 집회신고를 낸 주최는 덤프연대인데 울산건설플랜트노조가 미신고집회를 벌였다는 이유에서다. 하지만 지난해 1월 대법원은 "집시법과 도로교통법 모두 위반사실이 없다"고 판시했다.

사건 당시 조합원 상당수는 벌금을 냈고, 연맹과 노조간부만 소송을 제기했다. 2005년 사건에 대한 소송이 6년째 이어진 것이다. 소송 당사자이기도 한 유기수 연맹 정책실장은 "상당수의 조합원들은 먹고살기 위해 소송을 하지 못하고 벌금을 냈다"며 "이들의 정신적·물질적 피해에 대해서도 국가가 보상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 실장은 "현재도 경찰이 자의적으로 노동자들을 연행하는 사례가 많다"며 "무차별적인 연행과 수감이 반복되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펌 매일노동뉴스 조현미 기자 ssal@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