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제 건설현장 거래 가격> 실제 시장거래 1일 임대료

(단위 : 만원)

 다음으로 이어진 현장 사례발표에서는 레미콘, 덤프, 굴삭기 조합원들 나와 건설기계노동자들의 현실을 폭로했다.

 사례발표 처음 발표자로 나선 서울서북건설기계지부 서북레미콘지회 신흥분회 이동복 분회장은 “힘들다며 매년 운송비를 깎는 레미콘 회사들이 아직도 1년에 50여개씩 늘어난다”며 “10년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은 운반비를 받는 현실이 억울하고, 그나마도 이것저것 제하고 나면, 빠듯한 생활비에 아이들 학원조차 보내지 못하는 현실이 너무나 개탄스럽다”고 정부에 현실에 맞는 정책을 내줄 것을 주문했다. 


 두 번째 사례발표로 나선 충북건설기계지부 이용대 지부장은 ‘건설기계 수급조절이 절박한 노동자들의 현실’이란 발표를 통해 “덤프와 레미콘 가동률이 50%조차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수급조절마저 중단한다면 건설기계노동자들을 살아가기가 너무나 막막하다”며 “오히려 지난 수급조절 기간중 벌어지는 자동차등록 급증, 불법 화물덤프양산, 굴삭기 리스 증가 문제 등 수급조절의 취지를 무색케하는 편법을 개선한 제대로된 수급조절이 건설기계노동자들을 살리는 길”이라고 말했다. 


 마지막 세 번째 발표자로 나선 전북건설기계지부 전주굴삭기 임복규 지회장은 “뼈빠지게 일해서 체불을 당하고, 빛을 내서 생활을 해도 기름값에 부과세는 꼭 내야하고, 받은 어음은 부도가 났는데 어음할인한 금액은 내가 다 값아야 하는게 지금 굴삭기노동자들의 현실이다”라며 “4대강 사업 때문에 굴삭기는 계속 늘어났는데 수급조절까지 중단하면 정말 다 죽으라는 말이다”라고 주장했다. 또한 임지회장은 “등록 굴삭기가 12만대에 가족까지 합하면 50만명에 달하는 서민들인데, 정부가 우리를 대한민국 국민이라고 생각한다면, 굴삭기까지 포함된 수급조절 정책을 반드시 진행시켜야 한다”고 말했다.

 사례발표 후 5분간의 휴식시간을 가진뒤 다시 진행된 정책토론회는 토론자들의 개별발표와 방청객 질의응답이 이어졌다.

 토론자 발표 첫주자로 나선 건설노조 박대규 부위원장은 “화물이나 택시에 수급조절을 시행한 것은 그 사업이 공익적 개념을 가진 사업이기 때문”이라며 “한국사회에서 정부는 경기부양정책으로 건설산업에 접근하고 정책을 펼치기 때문에 시장이 아닌 공익적 관점에서 수급조절을 바라보고 시행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한 박위원장은 “가뜩이나 만성체불, 어음남발, 유보임금 등으로 살기 어려운데 수급조절마저 없어지면 정부가 건설기계노동자들 보고 다 죽으라고 하는 것”이라며 “생존을 위해서 우리의 정당한 요구가 받아들여질때까지 멈추지 않고 끝까지 투쟁 할 것”이라고 정부에 경고하기도 했다. 


 다음으로 대한건설협회 김근성 건설환경실장은 “실제 공급과잉 상태는 맞고 임대사업자의 임대료 상승과 노동환경 개선에 도움을 줄 수는 있지만, 시장경제질서에서 인위적인 수급조절은 건설기계산업 및 차량생산업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한발 물러선 신중한 접근을 주문했다.
 또한 대한전문건설협회 마천건설 탁재호 본부장은 이어진 토론발표에서 “전문건설업계는 건설기계의 인위적 수급조절보다는 수요와 공급이라는 시장기능에 따라 자연스럽게 결정되는게 맞다”라고 생각한다며 “건설기계의 증감은 수급조절이 아니라 시장기능에 따라 자율적으로 조정된 결과에 불과해 실제 공급조절이라는 수급조절의 효용성이 없으며, 인위적 수급조절시 공기차질과 이에 따른 공사비용 증가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에 건설산업전반에 어려움이 가중될 수 있다”고 수급조절 반대입장을 펼쳤다.

 대한건설기계협회 장인섭 기술정책팀장은 ‘건설기계 수급실태와 문제점, 개선방안’이라는 내용을 가지고 건설기계 공급과잉이 시장에 총 6천 5백억에 달하는 피해를 준다는 사실을 지적하고, 외국과 국내 건설기계임대사업의 구조분석을 통해 일각에서 주장하는 ‘수급조절은 한국에만 있는 반시장적 정책’이라는 논리를 반박했다. 장팀장의 지적에 따르면 사업자체가 대형화된 장비렌탈사업이 중심인 외국은 건설경기 상황에 따라 장비를 더풀지 아닐지를 자율결정하는 시스템인데 비해, 영세사업 형태인 국내 건설기계사업은 자체 수급조절 능력을 가질 수 없는 구조다. 한마디로 대부분의 국내 건설기계노동자는 대형건설사가 고용조종사에서 장비를 불하하여 독립 개인사업자로 퇴직시킨 소유와 조종이 결합된 특수고용노동자이기 때문에 현실적으로 자율조절 능력을 만들어낼 수 없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마지막 토론자로 나선 국토해양부 박영수 건설인력기재과장은 “앞에서 말씀하신 유보·체불·어음 등 건설기계노동자들의 어려움 일은 우리도 인지하고 있다”며 “제대로 관리감독하지 못한 점은 사과드리며, 수급조절의 경우도 여러 가지 주장이 있는 만큼 지금 진행 중인 용역사업의 결과와 여러 이해단체들의 요구를 경청해 건설기계노동자들을 위한 방향으로 고민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과장은 앞서 발제한 내용중 대한건설협회가 아닌 노동조합 등에게 임금조사 권한 주자는 주장은 노동조합 또한 당사자란 주장을 들어 부정적인 입장을 밝히고, 최소임금 기준을 법적으로 의무화 하는 부분은 자본주의 시장논리에 맞지 않는 다는 입장을 피력해, 발제자였던 신영철 경제연구소장과 짧은 시간 열띤 토론을 벌이기도 했다.

 이후 정책토론회는 토론발표를 끝으로 방청객 질의응답과 토론자 전체발언 시간을 가졌다. 방청객 질의응답에서는 주로 수급조절을 반대하는 대한전문건설업체와 대한건설협회 토론자에 대한 질문이 많았으며, 국토부에 정책에 대한 주문과 질문을 하기도 했다. 질문은 ‘수급조절이 아니면 공급과잉에 대한 대책은 무엇이냐’, ‘건설기계노동자들의 노동환경은 계속 열악한데 이 문제에 대한 해소방안을 건설사에서 내야하는게 아니냐’라는 등의 내용으로 각각 ‘상생하는 방법을 찾고자 우리도 노력하고 있고 우리가 공급과잉 자체를 반대하는 것은 아니다’, ‘이 자리는 수급조절만 논의하는 자리로 알고 있기 때문에 다음에 논의 자리를 가져보자’라는 답변을 받았다.
 방청객들의 질의에 대한 열의와 관심은 높았지만 시간관계상 많은 시간을 할애하지 못하는 아쉬움이 있었으며, 이후 짤막한 토론자 정리발언을 마지막으로 근 4시간여에 걸친 ‘건설기계 노동자의 실태와 수급조절의 필요성 정책토론회’를 끝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