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안연구원 역학조사서 벤젠 등 초과 검출

여수·광양 산업단지에 있는 석유화학공장의 대규모 정비작업 현장에서 채취한 일부 시료에서 발암물질이 노출기준을 초과했다. 정비작업은 석유화학·제철사업장에서 2년에서 4년에 한 번씩 탱크와 배관 등 공장설비를 전반적으로 분해해 청소·교체·수리하는 작업을 말한다.

24일 한국산업안전보건공단 산업안전보건연구원(원장 강성규)이 최근 발표한 여수·광양산업단지 내 대규모 정비작업 역학조사 결과에 따르면 정비작업 현장에서 채취한 일부시료에서 벤젠과 1,3-부타디엔, 염화비닐이 노출기준을 초과해 검출됐다. 벤젠과 1,3-부타디엔은 백혈병 등 림프조혈기계질환에, 염화비닐은 간혈관육종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연구원이 직업성 암 위험도를 평가한 결과 일반인구집단의 발생률과 사망률을 1로 뒀을 때 여수지역 플랜트건설노동자의 표준화사망비는 0.65로 유의하게 낮았다. 여수·광양지역 플랜트건설노동자의 백혈병 등 림프조혈계암 발생률·사망률은 통계적으로 유의한 결과가 없었다.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경우는 위험수준이 높거나 낮은 것을 단정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반면에 여수지역 노동자들은 구강·인두암 표준화발생비가 3.18, 표준화사망비는 4.21로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연구원은 “구강·인두암의 경우 현재까지는 작업관련성이 알려져 있지 않은 암질환”이라며 “작업 중 노출과 관련이 있는지 여부에 대한 추적관찰이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연구원은 “일부이긴 하지만 벤젠 등 발암물질이 노출기준을 초과한 것은 작업 근로자의 직업성 암 예방을 위해 보건관리를 강화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고 덧붙였다.

연구원은 2006년부터 지난해까지 여수·광양 산업단지 12개 사업장의 대규모 정비작업 참여 노동자 4만4천여명을 대상으로 발암성 물질 등에 대한 작업환경평가와 직업성암 위험도 평가를 실시했다.

[펌 매일노동뉴스 조현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