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노조 “노동자 없는 공제회, 퇴직공무원 요양소로 전락”

건설근로자공제회가 노동자들의 퇴직금을 주식으로 날려 충격을 주고 있는 가운데 재발방지를 위해 공제회 의결기구에 노동자 대표가 참여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건설노조(위원장 백석근)는 8일 건설근로자공제회와 노동부의 사과를 촉구하며 이같이 밝혔다. 노조는 "공제회가 주식투기를 할 수 있던 원인은 사업계획·예결산 등을 심의하는 운영위와 이사회가 사업주단체 대표, 노동부·국토해양부 공무원 등으로 구성됐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어 "그간 공제회는 노동부나 국토부에서 퇴직한 고위 공무원들의 알짜배기 일자리로 전락했다는 비판을 받아 왔다"며 "이로 인해 투기와 같은 공제회 임원들의 무분별한 사업결정을 노동부나 국토부가 방조하고 사업주단체 대표들은 눈치만 볼 수밖에 없었다"고 주장했다.

공제회가 건설노동자의 고용안정과 복지향상을 담당하는 기관인 만큼 본래 역할에 충실해야 한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노조는 “공제회가 퇴직공무원 요양소가 아닌 노동자들의 복지향상을 위한 곳으로 거듭나려면 임원들의 독단적 운영을 견제할 수 있게 건설노동자 대표의 참여가 보장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재윤 민주당 의원은 지난 6일 노동부 국정감사에서 건설근로자공제회가 건설노동자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할 공제부금 1천18억원을 주식투자로 날렸다고 밝혔다. 건설근로자공제회 지난해 총수입 중 42％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반면에 노동자에게 지급된 퇴직금은 168억원에 불과했다.

한편 지난 98년 시작된 건설노동자 퇴직공제제도는 사업주가 낸 공제부금으로 건설노동자에게 퇴직금을 지급하는 제도로, 노동부와 국토부의 관계기관인 공제회가 관리한다.


[펌 매일노동뉴스 김은성 기자 kes04@labor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