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13일) 제네바에서 열차로 파리에 도착해서 간만에 잘 자고 편지를 보냅니다.

이곳은 컴퓨터 사정이 우리나라처럼 좋지 않지요. 느려서 답답할 지경입니다.

제네바에서는 노트북 하나는 잃어버리고 하나는 바이러스 먹고 해서 메일을 보낼 수 있는 상황이 안됐습니다. 거기다가 하루에 4시간 정도 밖에 잠을 못잔데다 시차적응도 오래가서 컨디션도 별로 였구요.

그쪽 소식은 전해 듣고 있구요. 동지들께 안부 전해주시고...

ILO 총회 소식을 먼저 말씀드리면 참가한 노동자 그룹들에게는 한국의 노동현실을 많이 알렸습니다.

모일 때마다 가서 서명받고 설명하고 토론회도 개최하고... 한편으로는 다들 힘들텐데 너무 우리나라것만 챙기는 것 아닌가 하는 미안한 마음도 들더군요.

국제건설목공노련 중앙사무실을 방문해서 '아니타 노막 사무총장'을 만나서 특수고용직 문제는 노조 존재가 걸린 중요한 사안이기에 관심을 가져달라 요청했고 노막 사무총장은 9월 한국에서 열리는 특수고용직 세미나에 적극적인 지원을 하겠다고 했습니다.
그리고 유럽에서 잘 조직되어 있는 사례들을 이진숙 동지를 통해서 지원하기로 했습니다.

ILO총회에서 이영희 노동부장관이 연설할 때 금속노조 기륭전자분회 김소연 분회장이 소복을 입고 투쟁한 기사가 프레시안에 올랐습니다.

그리고 고용적용위원회에서 한국 상황에 대한 노사정의 의견발언이 있었고, 우리나라의 비정규, 여성, 이주노동자 차별에 대해 미국, 독일, 프랑스, 말레이시아 노총등이 지지발언을 했습니다.

정부는 다 잘하려고 노력하고 있다는 상투적인 말뿐이었지요. 그리고 스위스 건설노조 현장을 잠깐 방문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것은 특수고용직과 관련해서 정식제소를 하기위해 ILO사무총장을 만나기로 추진했는데 시간이 안맞아서 못했습니다. 서면으로 접수할 수밖에 없게 됐습니다.

ILO에서 10일부터 12일까지 3일간의 활동은 부족한 점이 있었지만 열심히 활동한 결과도 분명히 있었다고 봅니다.

이번주는 다음주에 있을 OECD투쟁을 준비하게 됩니다. 짬을 내서 프랑스 건설노조 방문도 추진하고 있습니다.

정부도 그렇고 OECD투쟁을 많이 신경쓰고 있습니다. 프랑스 노총에서도 도움을 주기로 했고 진보신당과 민주노동당도 도와주고 있습니다.

어제(13일)는 프랑스 총연맹에서 주최한 '경제위기 전가말라'는 집회에 참석했습니다.

자주 연락하지 못함을 이해해 주기 바라고, 여기 정말 물가가 장난 아닙니다. 4~5배정도 보면 됩니다.

아무튼 건강하게 다시 만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파리에서 오전 11시 55분에 유기수 보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