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공항철도 부실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요구 높아져

인천공항철도 부실에 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인천공항철도 부실 진상규명을 위한 국민대책위원회(이하 대책위)'는 21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인천공항의 부실은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제공된 과도한 수익률 보장과 법령을 위반하며 협약이 승인된 것에서 비롯됐다"며 부실에 대한 책임규명과 관련자 처벌을 촉구했다.

인천공항철도는 철도부문에서 최초로 추진한 민간투자사업이다. 2001년 3월 현대건설이 주간사로 참여한 컨소시엄과 사업협약을 체결했다. 1단계 인천공항-김포공항 구간은 2007년 3월 개통했고, 2단계 김포공항-서울역 구간은 2010년 개통예정이다.

인천공항철도 민간투자는 민간자본이 건설하고(Build), 정부에 소유권을 넘기되(Transfer), 민간자본은 일정 기간 운영(Operate)을 통해 투자원리금을 회수하는 BTO방식이다. 예상수요가 기대에 못 미칠 경우에는 결손분을 정부가 보전해주도록 돼 있다. 인천공항철도의 경우 예측수요의 90%까지 정부가 보전해준다.

그런데 인천공항철도는 개통 이래 수요가 예상치의 7%에 불과한 실정이다. 이에따라 천문학적인 국민세금이 매일 낭비되고 있는데, 2007년엔 1,040억원, 2008년엔 1,666억원의 세금이 운영보조금으로 지출됐다. 현 상태라면 2040년까지 모두 14조원이라는 천문학적인 세금이 투입될 전망이다.

"현대건설에 과도한 수익률 보장 특혜"

이같은 일이 왜 발생했을까?

대책위는 "정부는 현대건설컨소시엄과 협약을 체결하면서 30년간 현대건설컨소시엄에 실질수익률 10.43%(명목수익률 15.95%)를 보장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2001년 3월 기준 국고채(10년) 명목금리가 7%였던 것을 감안하면, 30년 장기투자에 따른 프리미엄을 고려한다 해도 국고채 명목금리의 2배가 넘는 15.95% 명목수익률은 과도했다"라며 배경을 설명했다. 정부가 시장금리에 비해 후한 수익률을 보장하는 특혜를 베풀었다는 것이다.

높은 수익률을 충족시키기 위해 사업자는 예측수요를 과대 추정했으나, 수요가 예상치의 7%에 불과한 실정이고, 정부와 현대건설컨소시엄의 협약에 따라 정부가 예측수요의 90%까지 세금으로 보전해주고 있다는 것이다.

대책위는 또 정부가 현대건설컨소시엄의 사업계획 변경을 묵인하는 등의 특혜도 베풀었다고 지적했다. 민간투자법 10조에 따르면, 처음 정부가 고시한 내용과 다르게 사업이 추진될 경우 변경고시 절차를 거쳐 협약을 체결해야 한다.

한편, 정부는 인천공항 부실 문제가 언론 보도 등을 통해 불거지자 지난 3월 30일 '인천공항 철도 민간투자사업 합리화 대책'을 발표했다. 인천공항철도를 한국철도공사가 인수하는 방안이다.

이에 대해서도 대책위는 "최대 국책 사업 비리에 대한 진실을 은폐하고자 정부 지원 부족으로 인해 일년에 수천억원씩 적자에 허덕이는 한국철도공사로 하여금 조기에 인수코자 압력을 가하고 있다"라며 "부실에 대한 책임규명과 관련자 처벌이 선행돼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대책위는 "향후 각계 전문가들로 '국민조사단'을 구성해 특혜 의혹을 규명하고, 책임자가 드러나면 법적 조치를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현대건설컨소시엄에 대한 특혜사실이 드러나면 부당하게 취득한 이익을 환수하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펌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