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일본군'위안부'피해자 할머니들 '웃음꽃'

"오늘의 기쁨을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정말 기뻐 죽을 것 같아요."

연옥색 두루마기를 곱게 차려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기쁨에 겨워 소리를 지르자 우레와 같은 박수가 쏟아져 나왔다. "여러분, 정말 고맙다"고 거듭 인사한 이 할머니는 "박물관이 지어질 때 까지 여성의 인권을 되찾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없게끔 노력하자"고 당부했다. 뜨거운 박수가 또 쏟아졌다. 이 할머니를 비롯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의 얼굴에 웃음이 지워지지 않았다.


9일 오전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이 열렸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5년 만에 착공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이 5년 전부터 추진해 온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이 8일 서대문 독립공원에서 열렸다.

박물관 건립 모금 기금 운동이 시작된 지 5년,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건립위원회(건립위원회)가 발족된 지 4년 만에 맺은 결실이라 이날 착공식에는 정대협 할머니 분들을 비롯해 정치인, 시민단체 회원, 해외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박물관 착공식을 축하했다.
건설산업연맹은 여성위원회 성원과 간부 10여명이 참석해 축하의 기쁨을 더했다.

강지원 건립위원회 상임공동건립추진위원장은 "여전히 우리 사회에 스며있는 일본군 위안부 문제를 바라모는 편견들과 왜곡된 인식들이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들 앞에서 우리를 부끄럽고 죄송스럽게 만들고 있다"며 "박물관이 완성될 때까지 가야할 길은 멀지만 우리 모두의 양분으로 튼튼해진 박물관을 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각계 층의 축하 인사말도 이어졌다.

정세균 민주당 대표는 미리 배포된 인사말에서 박물관 착공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인권을 회복하고, 미래세대를 위한 인권, 평화, 역사교육의 장이 될 뿐 아니라, 현재 전쟁의 여성인권 유린 범죄 고발 및 유사범죄 재발 방지의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국역사교사모임 윤종배 회장은 "지난 해 역사교과서 파동을 보고 현 정부의 역사관에 문제가 있음을 확인했다"며 "박물관 건립을 계기로 바른 역사관을 세우는데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연옥색 두루마기를 곱게 차려입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가 기쁨에 겨워 춤을 추고 있다. 이용수 할머니는 "오늘의 기쁨을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 지 모르겠습니다. 오늘 정말 기뻐 죽을 것 같아요"라며 기뻐했다.

양서고등학교 정대협 산하 위안부 문제 청소년동아리 '햇담' 소속 학생들도 "박물관 건립으로 사람들이 지난 간 역사가 아니라 잊어선 안되는 역사로 기억하기를 바란다"면서 "할머니, 저희가 있으니까 걱정마시고 항상 건강하세요"라고 말했다.

박물관은 2010년 8월 완공을 목표로 독립공원 내 매점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3층 연면적 1,233.21㎡ 규모로 지어진다.

지하 1층은 한국을 비롯 중국, 필리핀 네덜란드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 위안부할머니들의 사진과 유품이 전시되고, 지상 1층은 팔레스타인 전쟁 등 여전히 현재진행 중인 전쟁을 다룬 특별전시실이 마련된다. 2층은 '전쟁과 여성'을 주제로 한 상시전시실이, 3층은 사무실과 위안부 관련 자료실이 들어선다.

한편, 그동안 지속적으로 독립공원 내 박물관 건립을 반대해 온 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 등은 이날 착공식에 와서 "박물관 건축은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운동을 폄하시키는 순국선열에 대한 명예훼손"이라며 반대 입장을 표명했다.

이들은 "박물관 건립 자체는 반대하지 않는다"면서도 "애국선열의 정신이 살아 있는 독립공원내 일본군 '위안부'박물관이 들어설 수 없다"며 반발해 착공식 참석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우리의 힘으로 세우자!" 이날 착공식에는 정대협 할머니 분들을 비롯해 정치인, 시민단체 회원, 해외인사 등 300여 명이 참석해 박물관 착공식을 축하했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한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이 기쁜 마음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전쟁과 여성인권 박물관' 착공식에 참석한 한 학생이 소원지를 매달고 있다. 이날 착공식에는 양서고등학교 정대협 산하 위안부 문제 청소년동아리 '햇담' 소속 학생들을 비롯해 청소년들도 참석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들과 기쁨을 함께 나눴다.


"전쟁 없는 세상"을 바라는 소원지가 나무에 매달려 있다.


독립공원 내 박물관 건립을 반대해 온 광복회와 순국선열유족회 등 소속 회원들도 이날 착공식 자리에 나타났다.이들은 "박물관 건축은 독립운동가들과 독립운동을 폄하시키는 순국선열에 대한 명예훼손"이라고 말해 참가자들의 항의를 받았다.

[펌 민중의 소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