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건설노동조합연맹

한국 ‘OECD 재감시국가’ 전락 지적 (2009-02-25 16:38:17)

국제노동조사단 2박3일 조사결과 발표, “감시종료 조건부 약속인 ‘노동권’ 개선 안 돼”

△한국 내 노동탄압 실태조사를 마친 국제조사단이 25일 오후 민주노총 1층 회의실에서 조사결과 및 대응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있다.사진=이기태기자/노동과세계

한국의 노동기본권 문제가 심각하다는 국제조사단의 평가가 나오면서 ‘OECD 재감시국가’로 전락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1996년 OECD에 가입한 이후 노동권 관련 유일한 감시국가였던 한국은 2007년에 ILO 권고 이행 등 노동기본권을 국제적 기준에 맞추는 것을 골자로 한 약속(로드맵)을 제시하면서 감시대상에서 탈피한 바 있다.

국제노총, OECD노동조합자문위원회 등 5개 국제노동단체에서 파견된 실무조사단은 민주노총 주관 하에 25일 오후1시 민주노총 1층회의실에서 ‘한국노동탄압의 심각성과 국제노동계의 대응계획 발표 기자회견’을 갖고 “오는 4월에 열릴 OECD 고용노동사회분과위원회에 ‘감시결정 종료’에 대한 재고를 촉구하겠다”고 밝혔다.

30개 국가가 회원국으로 있는 OEDC는 현재 노동권 관련 감시국가가 없는 상태로 이번에 한국이 ‘재감시국가’로 지정된다면 유일무이한 국가로 ‘오명’을 쓰게 된다. 재감시 결정이 내려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하지만 이번 조사단과 4월에 있을 고위급 대표단의 방문(예정)에 따른 결과 여하에 따라 적잖은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이번 조사단이 방문할 것으로 예정됐던 이석행 민주노총 전위원장의 면회가 하루 전날 서울구치소 측에 의해 거절됨으로써 논란도 제기됐다. 국제노총(ITUC) 스티브 베네딕트 노동조합권리실장은 “이석행 위원장 면회거절에 놀라움과 실망을 금할 수 없다”면서 “그동안 국제노동계에서 구속 노동운동 지도자에 대한 면회를 늘 해왔지만 이번은 처음 있는 일”이라고 반박했다.

△크리스틴 피터(Kristyne Peter) 국제금속노련(IMF) 캠페인국장이 한국 내 노동탄압 실태조사결과를 발표하고 있다.사진=이기태기자/노동과세계

또 “세계경제 위기 속에 한국정부의 위기극복 대책이 노동자들에게 전가될 우려가 크다”면서 “비정규직 사용기간(2→4년)을 늘리고 최저임금을 삭감 개악하려는 것만 봐도 충분히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속노련(IMF) 크리스틴 피터 캠페인국장은 “ILO결사자유위원회가 누차 권고했던 ‘업무방해 조항(형법 314조)’ 개정을 촉구한 바 있지만 이번 조사에서 전혀 지켜지지 않고 있음을 확인했다”며 “작년에 나왔던 불법파견 노동자에 대한 차별시정 권고 역시 변화가 없었다”고 지적했다.

OECD노동조합자문위원회(TUAC) 롤랜드 슈나이더 정책전문위원은 “2007년 한국정부가 ‘감시국가 종료’ 조건으로 내세운 노동권 로드맵 약속이 지금 아무것도 진전이 없었음을 확인했다”며 “오는 6월 각료회의를 앞두고 각국 대표들과 만나면서 한국의 노동기본권에 대한 실상을 홍보하고 문제제기 하는 데 대해 회원국들이 상당히 공유하고 있어 한국은 ‘불편한 상황’에 직면할 수 있다”고 내다봤다.

국제공공노련(PSI) 가츄히코 사토 아태지역 사무총장은 “소방공무원의 경우 단결권이 보장되고 있지 않는 것은 유감”이라며 “국제기준에 동떨어져 있는 나라는 한국과 일본 단 두 나라 뿐”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오는 4월로 거론되고 있는 국제노동계 고위급 대표단 방문과 관련해 베네딕트 실장은 “이번 조사활동 종료 후 조사단원들이 후속조치에 대한 필요성에 동의하고 있고 그 후속조치로 가까운 시일 내에 대표단 방문이 필요하다고 본다”면서 “노동부를 비롯해 노동법 개혁에 관련돼 있는 정부 부처 측에서도 고위급 대표단 및 국제기구 지도자와 만나고자 하는 의향이 있기를 강력히 희망한다”고 피력했다.

◇ OECD는 어떤 기구?

오는 6월에 한승수 국무총리가 의장을 맡기로 한 세계각료회의를 앞둔 OECD(Organization for Economic Cooperation and Development)는 ‘경제협력개발기구’로 경제발전과 세계무역 촉진을 위해 발족한 국제기구다.

1960년 12월 서유럽 18개 회원국 등 20개국 각료와 당시 유럽, 유럽석탄철강, 유럽원자력 공동체 대표가 모여 경제협력개발기구조약(OECD조약)에 서명함으로써 OECD가 탄생했다.

1961년 9월 20개국을 회원국으로 한 경제협력개발기구로 확대 개편됐다. 1990년대 이후 한국, 그리스, 멕시코, 헝가리, 폴란드, 슬로바키아 등 비선진국까지 회원국으로 가입해 2002년 회원국은 30개국이다.

개방된 시장경제와 다원적 민주주의라는 가치관을 공유하는 국가간 경제사회 정책협의체로서, 경제사회 부문별 공통의 문제에 대한 최선의 정책방향을 모색하고 상호의 정책을 조정함으로써 공동의 안정과 번영을 도모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정책방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고도의 경제성장과 완전고용 추진해 생활수준 향상 도모 △다각적이고 무차별한 무역, 경제 체제 마련 노력 △저개발 지역에의 개발원조 촉진 등이다.

조직은 최고의결기관으로 회원국 대표들로 구성되는 이사회가 전원합의제로 운영되고, 각료이사회와 상주대표이사회가 있다. 행정기술적 사항을 심의하는 집행위원회와 예산위원회 및 특별집행위원회가 있으며, 이사회의 특수정책사업을 운영하기 위한 보좌기구로서 별도 위원회와 자문기구들이 있다.

사업집행기구로서 23개 위원회가 있으며,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약 140개의 사업별 작업반을 설치 운영하고 있다. 또한 각 이사회의 사업을 행정적·전문적으로 지원하는 하부기구로 사무국이 있으며, 사무총장 1인과 14개국을 두고 있다.

경제정책회의(EPC)에서 세계경제동향을 연 2회 종합 점검해 ‘OECD Economic Outlook’을 발간하며, 회원국의 경제운영에 대한 상호지원과 비회원국의 경제발전에 대한 지원사업을 펼치고 있다. 한국은 1996년 12월 회원으로 가입했다. 본부는 프랑스 파리에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