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위기 책임전가 반대! 노동자·서민의 생존권 국가와 자본이 책임져라!” 비정규직-최저임금 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요구 및 투쟁선포 기자회견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비정규직법과 최저임금법 개악을 획책하는 등 노동자 죽이기에 혈안인 가운데 노동기본권조차 빼앗긴 채 생존권 위기에 내몰린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공동투쟁을 선포하고 나섰다.

비정규, 중소영세, 여성, 청년, 이주, 저임금노동자들은 10일 오전 11시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비정규직-최저임금 노동자 생존권과 노동기본권 요구 및 투쟁선포 기자회견’을 갖고 강력투쟁을 선포했다.

이날 회견에서 비정규, 중소영세, 여성, 청년, 이주, 저임금노동자들은 ▲경제위기 주범 국가와 자본은 노동자 민중 생존권을 책임질 것 ▲비정규·중소영세·여성·청년·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 해고 금지 ▲임금동결·삭감 반대, 생활임금 보장, 최저임금 107만원 보장 ▲청년실업자 등 실업자에게 일자리와 실업급여 보장 ▲비정규직법·최저임금법 개악 즉각 중단, 비정규직 악법 철폐, 노동기본권 보장(기간제 사용사유 제한, 특수고용노동자 노동자성 인정, 원청사용자책임 인정, 파견법 폐지) ▲노동자 민중에게 의료·교육·주택 무상 공급 ▲용산철거민 학살 책임자 김석기 구속 등을 촉구했다.

이들은 요구를 관철시키기 위해 이날부터 전면적 공동투쟁에 돌입했다. 이번 주부터 임시국회가 끝날 때까지 사내하청, 특수고용, 공공부문, 저임금노동자 등 각 영역별 투쟁을 전개한다는 방침이다. 기륭전자, 재능교육교사 등 현안 비정규투쟁사업장 문제 해결을 위한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2월14일 비정규노동자대회로 결집해 2월 3주 전국동시다발 투쟁을 전개한다. 2월부터 비정규직 공동임단협 투쟁을 준비해 3,4월 공동투쟁을 진행할 계획이다.

또 용산철거민 살인진압 투쟁과 결합해 노동자 민중 생존권 사수, MB악법 저지를 위한 범국민촛불집회에 주도적으로 참여키로 했다. 특히 2월25일에는 이명박 취임 1년을 맞아 비정규직 철폐와 요구 관철을 위한 대대적 투쟁을 전개하고 이명박 심판 범국민 촛불집회로 집중할 예정이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민주노총 서울지역본부 최종진 본부장은 여는 말을 통해 “이명박 정권이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바람에 많은 사업장들에서 특히 비정규직 여성 노동자들이 희생양으로 되고 있디”고 전하고 “그들은 노동자들에게 최루탄을 사용하겠다는 망발을 서슴지 않고 용산 등 노동자 민중 생존권 사수투쟁 현장을 폭력적으로 짓밟고 있다”며 “우리는 비정규직법과 최저임금법 개악에 맞서 강력한 투쟁을 선포한다”고 역설했다.

이어 사내하청 노동자를 대표한 GM대우 비정규지회 이대우 지회장은 “경기침체로 인한 공장 휴업이 다반사로 이뤄지는 상황에서 저임금을 받으며 현장에서 일하는 많은 비정규직 노동자들이 고용위기에 내몰리고 있다”고 성토했다.

여성연맹 이찬배 위원장도 “저임금을 받으며 지하철 청소용역직으로 일하는 여성노동자들이 계약이 만료되는 1~2년 마다 고용불안을 겪고 있는 가운데 최저임금법 개악 움직임 때문에 올해 6.1% 인상된 최저임금조차 지급되지 않고 있다”고 비난하고 최저임금법 개악 저지투쟁을 결의하며 최저임금 현실화를 요구했다.

특수고용노동자 노동기본권 보장을 주장하는 학습지노조 강종숙 위원장은 “특수고용노동자로 분류된 우리는 특수한 일을 하는 사람들이 아니라 학습지교사, 보험모집인, 골피장 경기보조원, 덤프·레미콘·화물차량기사, 퀵서비스, 대리운전기사, 간병인 노동자들”이라고 전하고 “노동자 권리인 단결권조차 부정당해 투쟁조차 하기 어렵다”며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계속 강행한다면 우리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절대로 더 이상 참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또 공공노조 국민체육진흥공단지부 사무국장은 “2007년 비정규직법안이 통과될 때 조마조마했지만 그래도 공익사업장인 만큼 정규직이 될 수도 있으리라는 희망을 가졌다”고 말하고 “아니나다를까 공단은 비정규직 해고를 자행하기 시작했다”며 “공공노조 투쟁 때문에 외주화는 미뤄졌지만 공단 측은 모드 해고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데 우리는 더 강력한 투쟁으로 맞설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민은행에서 비정규직으로 일하다 부당해고를 당한 노동자들이 생존권을 요구하며 구호를 외치고 있다.사진=이기태기자/노동과세계

대학노조 명지대지부 서수경 지부장도 “지금 이 앞을 지나가는 행인들은 ‘저기서 뭘 하나’하며 바라보지만 지난해까지는 저도 저 자신이 비정규직 노동자인지도 몰랐고 노동자라는 생각조차 못했다”고 말하고 “명지대학교를 졸업한 후 100만원도 채 안되는 임금을 받으면서도 모교에서 자부심을 갖고 학교 행정사무직 교원으로 일했는데 학교는 부당해고를 자행했다”며 “우리가 열심히 투쟁해서 승리함으로써 다른 학교에서 다시는 이런 일이 생기지 않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필리핀 출신 이주노동자와 성균관대 사회과학학생회장도 사회 곳곳에서 벌어지는 부당해고 등 비정규직 노동탄압과 이주노동자에 대한 임금착취, 청년실업 무대책 등을 강력히 비판했다.

홈플러스 테스코 해고노동자 이경옥 씨와 GM대우 비정규직지회 이대우 지회장은 기자회견문 낭독을 통해 “경제위기 책임은 정권과 자본에게 있음에도 이명박 정권과 자본은 위기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전하고 “그 첫 번째 희생자가 비정규, 중소영세, 여성, 청년, 이주노동자이며 노동현장에서는 불안정노동자들이 소리소문 없이 거리로 내몰리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정권과 자본 칼날은 불안정노동자자 뿐만 아니라 정규직, 모든 노동자에게 향해 있어 비정규, 중소영세, 여성, 청년, 이주노동자 조업 단축과 해고에 이어 정규직 노동자 조업 단축과 해고 수순이 진행될 것”이라고 말하고 “비정규 기간 연장, 파견업종 확대는 정규직 비정규직화를 가속화시킬 것”이라며 “허울뿐인 일자리 나누기를 명분으로 임금동결과 삭감을 추진해 가뜩이나 물가폭등, 휴업 등 실질임금 하락으로 고통받는 노동자에게 희생을 강요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더 이상 물러설 곳이 없는 우리 비정규, 중소영세, 여성, 청년, 이주, 저임금노동자들은 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을 지키고 확대하기 위해 투쟁할 것”이라면서 “저들의 분열 기도에 맞서 전체노동자 민중들과 함께 경제위기 책임 전가 이데올로기를 분쇄하고 민중생존권과 노동기본권을 보장받기 위한 사회 정치적 투쟁을 전개할 것”이라고 결의했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과 한나라당이 경제위기 책임을 노동자 민중에게 전가하고 1% 부자만을 위한 정책을 지속하며 비정규, 중소영세, 여성, 청년, 이주, 저임금 노동자 요구를 외면한다면 결국 범국민적 저항, 민중 항쟁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이날 회견에는 국민은행 내부통제점검자 부당해고대책협의회 성원들도 참가해 임금피크제 시행을 앞두고 457명을 해고한 국민은행을 강력히 규탄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가한 비정규직 노동자들은 “비정규노동자는 일회용이 아니다, 비정규노동자 정리해고 반대한다”, “비정규노동자 단결했다, 이명박은 각오하라”, “용산참사 비정규학살 이명박은 퇴진하라”, “모든 비정규노동자 해고를 중단하라”, “청년실업자등 실업자에게 일자리와 실업급여 보장하라”고 구호를 외치며 노동 탄압을 규탄했다.

<홍미리기자/노동과세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