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대구-경북건설노조 파업으로 구속되었던 조선남 시인의 '봄은 노란 민들레로 피었고'의 한 대목이다. 조선남 시인은 26일 구속노동자 옥중서한집인 '푸른 생명' 출판 기념식에 참석해 이 시를 읊었다. 그는 이 시를 두고 "구속노동자들을 위한 시"라고 밝혔다.

아직도 수십명의 노동자들이 차디찬 감옥에서 겨울을 견디고 있다. 인권을 나몰라라 하는 정부 밑에서 잘못된 법 때문에 옥살이를 하고 있는 노동자들에게 봄은 겨울을 이겨낸, 살아 꿈틀거리는 생명 그 자체라고 조선남 시인은 설명했다.

꿈틀거리는 봄을 기다리는 그들이 '옥중서한집-푸른 생명'을 출간했다. 10개 노동,인권,사회단체로 구성된 '구속노동자 석방과 사면,복권을 위한 공동행동'가 지난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구속 수감되었던 노동자들의 편지를 모아 책으로 엮은 것. 이들은 책 발간을 축하하기 위해 26일 오후 향린교회에서 기념 문화제 '저 창살에 햇살이'를 열었다.

구속노동자후원회 이광렬 사무국장은 "여전히 존재하는 반인권 악법과 차별적인 제도 때문에 사회 구성원으로서 당당하게, 인간답게 살고자 몸부림치는 노동자들이 더 이상 부당하게 옥살이를 하는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라며 출간 배경을 밝혔다. 노무현 정권 5년 동안 1,052명의 노동자들이 구속됐다. 포항건설노조, 울산건설플랜드, 화물연대, 덤프연대 등 대부분 비정규직 노동자들이었다.

이날 자리에 참석한 삼성일반노조 김성환 위원장은 "3년이란 감옥 생활은 또다른 투쟁의 생활이었다"고 말한 뒤 하지만 "벽을 보고 이야기하고 답답하면 벽을 발로 차기도 했다"고 힘들었던 점도 토로했다. 하지만 "담 사이 엉성풀, 강아지풀이 피어났을 때의 경이로움, 그건 희망이었다"며 감옥에서도 싸움에서 이길수 있다는 희망의 끈을 놓지 않았다고 밝혔다.

포스코 점거로 인해 2년 6개월 형량을 받고 수감 중인 심진보씨의 부인 정덕자씨는 문화제 시작 전, 상영된 구속노동자들의 투쟁 현장 영상을 보고 눈물이 났다고 했다. 그녀는 "남편 걱정에 하루에 2시간 밖에 잠을 잘수가 없다"며 "남편이 어서 나왔으면 좋겠다"고 울먹였다.

구속노동자 옥중서한집-'푸른 생명'은 시와 편지로 나눠져 있다. 하지만 편지 자체가 시 같고, 시가 또한 편지같기도 한 형식에 구분이 없다.

주최측은 "화려하게 잘 다듬어진 글은 아니지만 구속노동자들이 말하지 않고서는 견딜 수 없는 진실을 알리기 위해 침침한 불빛 아래서 잠을 설쳐가며 한자 한자 정성을 다해 쓴 글"이라며 "이런 책도 베스트셀러가 될수 있다는 것을 보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펌 민중의 소리]

* 구속노동자 옥중서한집-"푸른생명"은 2만원에 판매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