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27일 한 분의 노동자가 자신의 몸에 불을 붙였습니다.
20년간 2백2십9만볼트의 고압전류가 흐르는 전선을 다루며 전봇대를 오르내리던 고 정해진 열사입니다. 일하면서 2번의 산재를 당했지만 보상 한번 받은적 없고 오히려 '일을 못하니 그만두었으면 한다'라는 말을 듣고 쫓겨나다시피 퇴사해야했습니다.
남에게 싫은 소리 못하고, 추석에는 '가족들과 함께 보내라'며 동료들을 집에 보내고 정작 자신은 천막농성장을 지키던 분이었습니다.
13시간 14시간 장시간 중노동에 시달리며 한번 감전되면 3급이상의 장해를 입는 위험천만한 작업환경에 처한 분들이 바로 전기원 노동자들입니다.
그래서 "주44시간 노동, 토요격주휴무"를 요구하며 단체협상을 벌었습니다.
그러나 인천 지역 전기공사업체들은 죽지 않고, 다치지 않고 일하고 싶다는 노동자들의 요구를 철저히 묵살했습니다. 교섭에 해태하고 불참했습니다. 노동부는 전기원 노동자들이 근로기준법, 산업안전법 등 관련하여 100건이 넘게 고소,고발했건만 '60일이 처리기간'이라며 늑장을 부렸습니다. 현장에 만연한 불법다단계 하도급을 제대로 관리하지 않던 한국전력공사는 파업중이어서 시공을 할 수 없음에도 본사 직원을 투입, 작업을 강행하기도 했습니다.
근로기준'법'을 지켜달라는데 건설자본과 정부는 전기원 노동자들의 외침을 철저히 외면했습니다. 전기원 노동자들에게 선택의 폭은 좁았습니다. 다시 사장의 밑으로 들어간다면 노예로 살아야 했습니다. 정해진 열사는 자신의 몸을 태우는 불꽃이 동료들에게, 동생들에게 노동해방의 불꽃이길 바랐을 것입니다.
정해진 열사는 온몸이 타들어가는 순간에도 "인천 전기원 파업 정당하다, 유해성을 구속하라"고 쉼없이 외쳤습니다.
건설노조는 열사의 염원을 이루고자 투쟁의 불꽃을 지폈습니다.
당장 열사의 시신을 지켜야했습니다. 그리고 유족들과의 합의로 노동장을 치르기로 했습니다. 이후 아침에는 추모집회, 저녁에는 추모촛불집회를 열었고, 민주노총은 열사투쟁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드디어 내일, 11월 6일 한 건설노동자를 죽음으로 내몬 한국전력공사 본사 건물 앞에서 '비정규 건설노동자 고 정해진 열사 공동대책위원회(민주노총, 민주노동당, 한국진보연대)'가 주최하는 "열사 정신 계승! 유해성 구속! 불법하도급 철폐를 위한 전국노동자대회"가 열립니다.
이 자리에서 열사의 한을 풀려 합니다.
동지여러분, 열사의 뜻 이어받아 끝까지 함께 합시다!
투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