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중근 열사 1주기를 맞이하며



노무현 정권은 경찰폭력에 의해 사망한 하중근 열사의 철저한 진상규명과 책임자를 처벌하라! 포스코는 현장 내에서 벌어지고 있는 건설노동자와 노동조합에 대한 탄압을 즉각 중단하라!


2006년 7월 1일

포스코내의 건설현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온갖 불법과 탈법, 음모, 산재 은폐를 막아내고 건설현장이 살맛나는 일터로 만들고자 포항의 건설노동자 3500명이 첫 투쟁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노동조합 18년의 역사 중에서 가장 조직적이고 가장 많은 수의 동지들이 파업에 참가하였고 이는 날이 지나면서 그 위력은 강해져 포스코내의 건설현장은 규모에 상관없이 전 현장이 멈추었고 조합원들은 투쟁의 열기로 가득했습니다.

강력한 투쟁력과 조직력에 불안을 느낀 포스코와 그 하수인들은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을 통해 파업 무력화를 시도하였으나 단호한 투쟁의 결의로 포스코의 불법에 맞서 자본의 심장인 본사 점거를 결행하였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본사에 우리 노동조합의 자랑스러운 깃발을 꽂았습니다.

그렇게 본사 점거 9일간의 투쟁은 시작하였습니다.

2500여명의 동지들이 점거 투쟁에 돌입하자, 기다렸다는 듯 경찰은 출입구를 봉쇄하고, 단전과 단수 그리고 음식물의 반입조차 불허함으로써 암흑천지의 곳에서 초코파이와 생수로 뜨거운 여름을 보냈습니다.

새까맣게 몰려오는 경찰병력과 옥상에서의 경찰의 무장헬기가 날아도 이번에야말로 확실한 투쟁으로 현장내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겠다는 결연한 의지와 강고한 투쟁정신으로 이겨냈습니다. 그렇게 악 조건 속에서도 9일을 버틸 수 있었던 것은 건설노동자의 한과 분노와 승리에 대한 확신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일이라 생각합니다.

이 투쟁의 과정에서 단일 사건 최대의 구속자(70명)를 냈고 수 백명이 부상을 당했고 경찰의 폭력으로 노동자가 사망하는 최초의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그리고 1년이 지났습니다.

추모행사를 하고 있지만 하중근 열사의 사망에 대한 긴상규명도 죽게 한 경찰 책임자의 처벌도 이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그리고 포스코 현장에서의 노동조합 탄압은 이미 그 도를 넘어서고 있습니다. 고용보장이라는 무기로 탈퇴,노동시간 연장, 단체협약 무력화, 임금협정 위반 등등으로 노조 탄압 1등 기업, 포스코답게 온갖 비열한 짓을 다하고 있습니다.

이제 더 이상 참아서는 안되겠습니다. 이제 투쟁하지 않는다면 역사의 죄인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 구속자 10명 전원은 추모집회가 열리는 7월 28일부터 8월 1일 열사의 기일까지 5일간 단식을 돌입코저 합니다.

포스코의 충견 노릇을 한 사법부에 의해 구속되어 감옥살이를 하고 있지만 단식투쟁을 통해 건설노동자의 정신이 살아 있음을 확인하고 이후 투쟁의 전선에 나설 동지들의 큰 투쟁에 작지만 꼭 있어야 하는 밑불이 되고자 합니다.

진주,마산,대구,김천,경주,포항,안동 교도소에서 시작된 밑불이 현장을 바꾸는 큰 불이 되기를 기원합니다. 하중근 열사의 한을 동지들의 투쟁으로 풀어 드립시다. 항상 함께 있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2007. 7.



김천교도소에서

포항건설노조 전 위원장 이 지 경 드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