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건설노조는 오늘 21일(목) 새벽 6시부터 '플랜트 단일노조를 위한 조직전환 찬반투표'에 들어갔다. 또한 조직전환을 위한 임시총회는 22일(금) 오후1시에 진행된다.

현재 전국의 플랜트 현장에 있는 포항 조합원들의 투표를 위해 각 분회간부와 선거관리위원회는 포항 조합원이 있는 전국 어느 현장이라도 곳곳에 달려가 투표를 진행하고 있다. 4개 노조 지역뿐만 아니라 충남, 군산, 인천 등으로 투표가 새벽부터 실시되고 있다.

지난 달부터 포스코와 포스코 건설, 그리고 업체들은 '단일노조 투표'를 방해하기 위해 스스럼없이 온갖 부당노동행위를 자행하고 있다. 심지어 노동조합의 반장협의회 몇몇 반장을 매수하여 하수인으로 단일노조 반대 선전전을 진행하고, 기계협의회 전기협의회는 단일노조 반대 홍보물과 가정 통신물을 통해 노골적으로 단일노조 투표를 방해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4개 노조의 조직적 결정을 무시하고 끝난 여수노조의 투표 결과를 대대적으로 선전하고 있으며, '단일노조가 되면 파업만 할 것이다, 단일노조의 단점이 많다'라는 거짓 논리로 조직전환 투표를 방해하고 있다.

포항건설노조는 전 간부 비상체계를 꾸리고 정면돌파를 하고 있다.

이에 포항건설노조 김진배 위원장은 조합원 가정에 아래의 긴급 호소문을 보냈다.

[조합원 동지들에게 드리는 긴급 호소문] 플랜트 단일노조 건설은 시대적 요구이기에 앞서 우리 건설노동자 모두가 함께 사는 길입니다. 바로 여기에 진정한 고용안정이 있고, 복지향상이 있습니다. 조합원 여러분, 안녕하십니까? 더위가 고개를 들기 시작하는 초여름. 언제나 자랑스러운 건설노조 조합원과 가족 모두의 안부를 물어봅니다. 우리는 참으로 험난한 세월을 건너왔고, 그 길에 가족은 한결같이 믿어주고 의지한 진정한 동반자였습니다. 노동조합은 비를 피할 수 있는 지붕이고, 바람을 막아주는 울타리이며 힘든 몸을 뒹구는 언덕이 되어 주었습니다. 한평생을 살아오면서 가족이 없는 삶이 없었듯이 노동조합도 이미 내 삶의 소중한 일부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저는 오늘 2006년 열심히 살아온 보람도 없이 힘든 조건에 놓인 조합원들에게 커다란 힘이 되어 주지 못하는 노동조합 위원장으로서의 책임을 통감하면서 부족한 글이나마 마음을 함께 하여 그동안 가슴에 담아둔 죄송한 마음을 전하려고 합니다. 그 때를 기억하십니까? 1989년 4월 13일 아무도 우리를 부르지 않아도 불꽃처럼 그렇게 살아가는 우리는 건설노동자 캄캄한 어둠에 당당히 맞서며 노조와 한몸되어 일어섰다 힘찬 철의 노동자 자 이제 뜨거운 가슴 오로지 승리를 위해 우리의 투쟁은 참된 사람 단결은 굳센 희망 동지여 잊지를 마세 영일만 쇠망치 소리 건설노조 깃발아래 진군 총진군 그렇습니다. 우리는 앞이 보이지 않고 칠흙같은 어둠뿐인 포항의 하늘을 뚫고 포항건설노조의 깃발을 올렸습니다. 아침 별보고 졸린 눈 부비며 출근해서 저녁 달 보고 힘겨운 노동에 겨워 터벅터벅 발걸음을 옮기던 한 많은 세월, 쓴 소주에 피곤한 몸을 달래고 술 한잔에 설움과 한숨, 울분을 담아 삼키며 한 잔 또 한 잔 새파란 회사 관리자의 반말과 욕설에 머리를 조아리며 초라했던 낮의 기억은 잊자, 잊자! 어느새 술에 취해 단칸방에 들어서면 잠든 아이의 얼굴이 낯설고, 기다리다 쪽잠을 자고 있는 아내의 깡마른 몸이 서러워 참았던 속울음을 누르고 누르며 노동법에 버젖이 명시되어 남들 다 누리고 있는 ‘주월차 받아가며 하루 8시간 노동으로 인간답게 살아보자!’고 노동조합을 만들던 날 왜 그리도 흘릴 눈물이 많았던지 옆의 동지를 안고 울고 서로 우는 모습이 나신을 보는 것 같아 웃고 그날은 한없이 울고 최고의 행복으로 웃으면서 ‘노가다’의 허물을 벗고 ‘건설노동자’로 새롭게 태어났지 술을 아무리 마셔도 먹을수록 또렷이 맑아진 정신으로 아이야 나는 네놈에게 만큼은 이렇게 큰 소리로 애기하고 싶었단다. “이 세상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나의 소중한 아들, 딸들아! 이 못난 애비도 오늘에서야 사람답게 사는 길을 알았구나. 사랑하는 여보! 나는 가진 것은 없지만 세상을 속이지 않고 떳떳하게 살아온 자랑스런 노동자라오“ 어느덧 20년 세월이 흘렀지만 그 약속 변치않아 30대 청년이 50줄을 훌쩍 넘어오면서 누가 알아주지 않지만 한 분야의 장인으로 우뚝 서 있습니다. 전국의 건설노동자가 부러워하는 포항건설노조의 조합원이라는 긍지와 자부심을 우리 스스로 일궈냈습니다. 건설현장에서 일자리가 있고 없는 것은 어제 오늘이 일이 아닙니다. 우리 건설노동자는 전국을 무대로 뛰는 전국구들입니다. 전국이 우리의 일터이기에 누구를 위해서가 아니라 우리 자신을 위해서 어느 지역, 어느 현장에서건 주월차 받고 하루 8시간 일할 수 있도록 우리가 만들어 놓아야 합니다. 이것이 건설노동자의 ‘고용안정’입니다. 포항만 잘 살면 되지 않느냐 하는 업체와 포스코, 포스코 건설의 사탕발림에는 노동자가 뭉치는 것을 두려워하고 자신들의 이익을 조금이라도 더 남기려고 하는 저의가 숨어있습니다. 그것은 작년 파업이후 노동조합을 탄압하기 위해 공사계획을 고의로 미뤄 놓고는 일자리를 볼모로 조합 탈퇴공작을 일삼고 겉으로는 우리만 잘 먹고 잘 살자는 이중적인 태도를 볼 때, 앞으로 일자리라는 당근을 줘가면서 업체와 자본의 말을 듣지 않으면 당장에라도 해고의 채찍을 내리겠다는 엄포 아닌 압력이 아니고 무엇입니까? 반장협의회이 구성원은 반장이기 전에 조합원입니다. 스스로 노동자이기를 포기한 채 현장일도 하지 않고 업체가 하사한 사무실 컨테이너에 여직원까지 채용해 놓고 반장협의회를 우려하는 대다수 반장들과 조합원의 동향을 감시하는 역할을 자처한 반장협의회 김중민과 일부 협의회 간부들의 모습은 흡사 비루먹은 강아지 신세와 다를 바 없습니다. 무엇이 궁색해서 업체의 눈치를 보고, 자본보다도 앞서 갈대처럼 누워서는 노가다의 의리, 노동자의 정신을 팔아먹고도 모자라서 20-30년 동고동락한 동료까지 팔려고 든단 말입니까? 부족해도 같이 살고 함께 부대끼면서 나눠 사는 것이 노가다의 의리입니다. 플랜트건설 단일노조로 가는 것, 즉 ‘산별노조’의 큰 집을 지어 올리는 길은 자그마한 빗방울이 모여 냇가를 다시 내가 하천을 하천이 모여 강을 형성하고 강이 모여 바다를 이루듯이 이것이야말로 세상 돌아가는 이체이자 진리이며, 이것은 역사 속에 도도히 흐르는 강물과 같아서 잠시 그 흐름을 늦출 수 있을 지 모르겠지만 절대 어느 누구도 막아설 수 없는 것이므로 이미 우리보다 앞선 나라들에서 검증된 진리입니다. 노동조합은 이제 시대에 맞는 정책과 대안을 수립하여 대정부 대자본의 교섭을 준비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지역과 업종을 넘어 산별노조의 건설은 필수조건입니다. 고질적인 불법 다단계 하도급의 문제, 부실시공, 하루 2-3명 죽어가는 산업재해, '검은 돈’으로 불리는 정치자금줄, ‘최저낙찰제’로 대변되는 불공정한 공사계약문제, 지역별 시기별로 편중되는 공사일정, 잠재적 실업 상태에 놓인 만성적인 고용불안 등 이러한 건설업에 산적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한 지역에서 감당하기란 불가능합니다. 지역 지부는임금, 복지 등에 국한된 문제를 중앙은 큰 틀에서 제도개혁 문제를 풀어갈 때 빈번하고 장기화. 극단적인 양상으로 흐르는 파업을 예방하고 건설노동자는 자기의 본업에 충실하며 고용안정을 이룰 수 있습니다. 그러하기에 플랜트 단일노조는 죽음의 벼랑 끝에 선 건설노동자가 진정으로 살 길이라고 하는 것입니다. 노동조합 집행부와 간부들은 올해 임기가 끝나면 다시 현장으로 돌아가야 할 동료 일꾼에 지나지 않습니다. 내 자신이 돌아갈 현장을, 내 밥줄을 해하는 길이라면 어떻게 감히 단일노조를 애기할 수 있겠습니까? 포항지역건설노동조합은 전 조합원에게 자신들만 살겠다고 업체의 돌격대가 된 반장협의회 몇몇과 자본의 이윤을 그대화하기 위해 노동조합 죽이기에 총력전을 펴는 자본과 권력의 총저항에 맞서 우리 자신이 죽지 않고 살기 위해 적극 대응할 것을 선포합니다. 또한 전체 조합원은 오는 6월 22일 오후 1시 ‘단일노조로의 조직전환을 위한’ 조합원 임시 총회에 한 분도 빠짐없이 참석하는 것만 아니라 압도적인 찬성으로 플랜트 단일노조로 결성하여 포항건설노조 조합원의 자존심과 기백이 살아있음을 만천하에 과시합시다. 감사합니다. 조합원 가정에 큰 복이 깃드시고 건강과 행운이 함께 하기를... 위원장 김진배 배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