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명 서>
정부와 건설자본은 대구지역건설노조에 대한 탄압 및 부당한 교섭거부 행위를 즉각 중단하라!
-대구경북지역 건설노동자 100여명 대우 트럼프월드현장내 38층 아파트 점거농성 돌입

○ 적정임금 인상과 시공참여자 폐지 등 벼랑 끝에 몰린 건설노동자들의 생존권 보장과 제도개선을 위해 20일이 넘게 끈질긴 총파업 투쟁을 전개하던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조합원들이 검․경의 집요한 탄압과 건설업체의 미온적인 교섭태도를 더 이상 참지 못하고 억눌러왔던 분노를 터뜨리기 시작했다.

○ 총파업 20일차인 6월20일 오후 2시30분경, 대구지역 건설노동자 100여명이 대구 TBC 방송국 인근 대우트럼프월드현장내 38층 고층 아파트 현장을 점거하고 교섭당사자인 건설업체들의 성실교섭 촉구와 생존권 보장을 요구하며 고공농성에 돌입했다. 농성돌입 소식이 알려지자 대구지역내 경찰은 차량 40대를 동원하여 즉각 농성장 주위를 봉쇄하고 있으며, 이날 오전 집회를 마치고 지역별 선전전을 진행하던 파업참가 노동자들 역시 투쟁을 엄호함과 동시에 만일의 사태를 대비해 농성장으로 속속 집결하고 있는 상태다.

○ 다만 인간답게 살고싶다며 목숨같은 하루일당마저 포기하고 모인 총파업 참가자들과 지역건설노동조합에 대해, 대구지역 경찰과 검찰은 노동조건 개선을 위한 건설노동자들의 정당한 단체행동을 불법 폭력행위로 몰아가며 파업투쟁에 대한 고발과 신고를 종용하는 한편 파업참가자 9명에 대한 전격 구속 및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조기현 위원장 등 노동조합 간부들에 대한 체포영장,소환장 발부를 남발하며 파업대오를 압박해왔다. 그러나 정부당국의 탄압은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경찰은 확인되지 않은 지난 5월 집회도중 사건을 들먹이며 6월20일 새벽3시경 박동수 조합원을 긴급연행하였고, 같은날 오전 10시경에는 이상환 노동조합 전 조직국장을 연행하기에 이르렀다.

○ 대구지역 검,경의 이같은 탄압의 결과는 전문건설업체들의 교섭거부와 해태로 이어지고 있다. 경찰의 이른바 ‘협조문’ 유포 이후 마련된 6월7일의 교섭석상에서 일방적인 교섭거부를 선언한바 있었던 건설업체들은, 교섭재개를 주장하며 끈질지게 총파업 투쟁을 전개해온 노동조합의 요구에 굴복해 지난 6월15일 노동조합과의 간담회 자리를 통해 조속한 교섭타결을 위해 최대한 노력할 것을 약속한 바 있다. 그러나 겉으로는 성실교섭을 약속하며 노동조합의 요구에 호의적인 양 행동하던 진솔건설을 필두로 한 이들 전문건설업체들이 실제로는 ‘노조와의 교섭이 타결됐으니 현장에 복귀하라’라는 허위 메시지를 발송하여 조합원들을 현혹시키는 한편, ‘6월19일 이후 현장에 복귀하지 않으면 불이익을 주겠다’거나 당당히 노동자임을 선언하며 이번 파업의 주력부대로 나선 팀,반장들에게 ‘시공참여자인 팀․반장이 사용자이므로 손해배상 등 법적 책임을 묻겠다’며 파업참가자들에 대한 공공연한 위협과 협박을 자행하고 있는 실정이다.

○ 이와 같은 정부의 탄압과 건설업체의 교섭거부라는 안타까운 현실이 6월20일 고공농성의 직접적인 배경이 되었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100여명의 건설노동자가 고공농성이라는 극한 투쟁의 방식을 택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에 대해서는 불문한채, 경찰은 농성돌입 즉시 대규모 병력을 동원하여 현장을 원천봉쇄하고 특별한 안전조치없이 농성진압작전을 전개할 태세를 갖추고 있으며, 연대를 위해 모여든 수십명 이상의 노동자들을 집결즉시 연행하는 등 파업이후 시작된 건설노동자에 대한 폭력탄압을 멈추지 않고 있다.

○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가 내건 △적정임금 인상 △유보임금 근절 △다단계 하도급 철폐 △시공참여자제도 철폐 △조합원 우선고용 등 5대 요구사항은 열악한 노동조건과 사회보장의 사각지대에서 신음하고 있는 건설노동자들의 인간다운 삶을 위한 시급하고도 절박한 요구임에 분명하다. 이에 건설산업연맹은 대구경북지역건설노조 총파업 투쟁에의 연대와 작금에 진행되고 있는 건설노동조합에 대한 공안탄압 분쇄를 위해 민주노총과 함께 6월23일 전국노동자대회를 개최할 것을 확정했다. 연맹은 대구지역건설노동자들의 총파업 투쟁을 적극 지지하며, 이후에도 건설자본 및 정부가 건설노동자들의 절박한 요구를 외면한 채 부당한 개입 및 탄압을 중단하지 않는다면 연맹 차원의 전국적 저항에 직면하게 될 것임을 천명하는 바이다.

2006년 6월 20일 전국건설산업노동조합연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