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1.16 (금) 19:26 민중의소리
"유사근로자는 또 뭐냐"
노사정위원회가 '유사근로자의 단결활동 등에 관한 특별법(이하 유사근로자 특별법)'을 추진하며 특수고용노동자들의 단결권과 단체교섭권을 제외하려하자 특수고용노동자들이 이에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다.
특수고용노동자들은 16일 노사정위원회 앞에서 집회를 열고 유사근로자 특별법 추진 중단과 노동 3권 보장을 요구했다. 참석자들은 이 법률안이 특수고용노동자에 대해 근로기준법과 노동3권을 부정하고 특수고용 노동자들이 스스로 쟁취한 권리마저 박탈한다고 노사정위원회를 비난했다. ⓒ민중의소리
노사정위원회(위원장 김금수)는 지난해 8월 특수행태근로종사자를 위한 특별위원회(특수행태근로자 특위)를 구성, 특별법 제정 등 특수고용노동자 대책 마련을 위한 논의를 진행중이며, 공익안이 2∼3월중에 국회 상임위에 제출될 예정이다.
노사정위가 준비하고 있는 '유사근로자의 단결활동 등에 관한 법률'은 그간의 논의 과정을 보았을 때, 일부 근로조건상의 보호, 사회보험 적용을 제외하면 쟁의권이 빠진 유사 단결권과 교섭권의 제한적 인정 등의 내용을 담을 것으로 보인다.
발언자들은 특수고용노동자들의 현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노사정위가 재계의 주장을 일방적으로 추종한다며 비판했다.
건설운송노조 박대규 위원장은 노사정위가 면담 자리에서 노동계가 요구하는 사안에 대해 '사용자들이 만나주지 않아서 결론을 못내리고 있다'고 말한 데 대해 "그렇게 능력없는 노사정위 뭐하러 만들었냐. 방해나 할 바엔 차라리 노정교섭이든 노사교섭이든 우리가 하도록 내버려 두라"고 비판했다.
△이소영위원장 ⓒ민중의소리
전국학습지산업노조 이소영 위원장은 "노사정위에서 작성한 보고서는 학습지 교사들이 처한 현실과 전혀 다르다"며 "면담에서도 그들이 너무 몰라 벽을 보고 얘기하는 느낌이 들더라"고 전했다.
민주노동당 김형탁 부대표는 화물연대 파업을 거론하며 "특수고용노동자가 단결해서 세상을 들었다 놓을 수 있다는 경험을 우리는 이미 했다. 우리가 세상을 바꾸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정, 재계는 비정규직 중에서 레미콘기사, 학습지교사, 골프장경기보조원, 보험모집인 등을 특수고용직으로 분류하고 있다.
그러나 특수고용노동자가 사업주와 '사업자 대 사업자의 계약관계'를 갖고 있다며 특수고용직을 노동자로 인정하지 않고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과 노동법은 이들 특수고용직 노동자에게는 아무런 보호장치가 되지 않는다.
그러나 특수고용노동자에게 사용자의 지휘와 감시감독, 그리고 해고(일방적 계약해지)가 이루어진다는 점에서 개별사업자라는 규정은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비판이 많다.
이에 대해 보험모집인노조 이순녀 위원장은 "사용자의 현장감시와 통제가 이루어지는데도 특수고용노동자는 노동자가 아니라는 자본의 논리에 정부 당국자들이 놀아나고 있다"고 반박했다. 문형구 기자